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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순위 트와일라잇 책소개

람보디아K 2017. 7. 1. 02:20



트와일라잇이라는 책을 소개합니다. 한때 영화로 제작되어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미가 꽤나 돋보였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로 유명세를 타게 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사실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오늘은 원작 소설 세가지 중 한가지로 첫편인 트와일라잇을 소개합니다. 한때 책순위에도 올랐던 작품으로 눈에 보이는 듯한 묘사와 표현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그중 한 단원인 무서운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책 전부의 내용을 공유하려는 것이 아니고 어떤 책인지 소개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무서운이야기 : 방에 앉아 <맥베스〉 3막에 집중하려 애쓰면서도 사실 나는 내 트럭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빗소리가 요란하긴 하지만 워낙 엔진 소리가 크니까 들릴 거라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커는 사이로 다시 한 번 밖을 내다보니, 언제 나타났는지 트럭은 이미 제자리에 서 있었다. 금요일이 오는 게 반갑지도 않았지만. 실제로 겪는 하루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겨웠다. 물론 내가 기절한 사건에 대한 변명도 해야 했다. 특히 제시카는 그 얘기를 몹시 재미있어했다. 다행히 마이크가 입을 다물어 주어, 에드워드도 관련이 있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날 점심시간에 대해서도 제시카는 나한테 물어볼 게 많았다. 

“어제 에드워드 컬렌이 왜 널 보자고 한 거야?”

 삼각함수 시간에 제시카가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안 했거든.” 

“너 화나 있는 것 같던데.” 

“내가 그랬나?”

나는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걔가 자기네 가족 말고 다른 사람이랑 같이 앉아 있는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정말 이상하더라”

“나도 이상뵜어.” 

 내가 선선히 동의하자, 친구는 짜증이 난 듯 신경질적으로 곱슬곱슬한 검은 머리칼을 어깨 뒤로 핵 넘겼다. 다른 아이들에게 들려줄 만한 그럴듯 한 얘기를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그날 가장 속상했던 것은 에드워드가 학교에 나타나지 않으리란 걸 편히 알면서도 기다렸다는 점이었다. 제시카와 마이크와 함께 식당에 들어서며. 나는 로잘리와 앨리스, 재스퍼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테이블에서 눈길을 떨 수가 없었다. 얼마나 기다려야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자. 걷잡을 수 없이 울적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늘 나와 점심을 같이 먹는 멤버들은, 둘러앉아 다음 날 여행계획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시 쾌활한 표정을 되찾은 마이크는 내일 날씨가 맑을 것이라는 지역 기상예보관의 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눈으로 확인해야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도 날씨가 따뜻해서 거의 16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주말 여행은 어쩌면 그렇게까지 끔찍하지는 않을지도 몰랐다. 점심시간 내내 이따금씩 로란!의 못마땅한 시선을 받아야 했던 나는 모두 함께 식당을 나선 다음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로렌의 매끄러운 은발 뒤로 겨우 한 걸음 떨어져 걷고 있었는데 그녀는 아무래도 그걸 모르는 듯했다. 

“왜 베엘라는 점심시긴에도 계속 컬렌 일당하고 어울리지 않나 몰라.”

 내 이름을 빈정거리듯 발음하며 로렌은 마이크한테 짜증을 내고 있었다. 그 애의 비음 섞인 목소리가 그토록 듣기 삶은 줄도 몰랐지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적대감 때문에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로렌을 잘 몰랐고. 그 애 역시 나를 싫어할 만큼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여겼는데. 그건 내 생각일 뿐인 듯했다.

“벨라는 내 친구니까 앞으로도 우리랑 같이 어울릴 거야.” 

 마이크가 충직하게 속삭여 대꾸했지만, 어쩐지 나를 소유물처럼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나는 제시카와 안젤라가 앞서가도록 잠시 멈춰 섰다. 둘의 이야기를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날 저녁. 찰리는 다음 날 아침 내가 라푸시로 여행을 가는 게 몹시 기쁜 듯했다. 주말에도 일하는 것은 오랜 기간 익숙해진 습관이라 이제 와서 수도 없고. 그렇다고 주말에 나를 집에 홀로 남겨두자니 죄책감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물론 그는 함께 기는 아이들의 이름과 그 부모를 모두 알고 있었고. 어쩌면 조부모들까지도 알 터였다. 그는 당연히 허락하는 눈치 였다. 내가 에드워드 컬렌과 단둘이 시애틀에 간다고 해도 허락할지 궁금했다. 물론 찰리에게 그 얘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아빠. 혹시 고트록스라는 데 들어보셨어요? 레이니어 산 남쪽이라던데.”

 내가 지나가는 말투로 물었다. 

“응, 왜?”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애들 중에 누가 거기서 야영 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야영하기엔 별로 좋은 곳이 아닌데. 거긴 곰이 너무 많아. 대부분 사냥 

철에나 가는 곳이지.” 

 그는 놀란 목소리 로 대꾸했다. 

“아 네. 제가 잘못 들었나 보죠 뭐.” 

 내가 중얼거리며 얼버무렸다. 다음 날은 늦게까지 잘 생각이었지만, 유난히 밝은 빛 때문에 잠이 깨고 말았다. 눈을 뜨자 선명한 노란 빛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황급히 창밖을 내다보니 정말로 해가 빛나고 있었다. 하늘에 잘못 걸려 있는 것처럼 너무 낮게 뜬데다 상당히 멀어 보이기는 했지만, 그건 분명 태양이었다. 지평선엔 구름이 뭉게뭉게 몰려 있었지만 구름 사이로도 파란 하늘이 눈에 띄었다. 창가를 떠나면 파란 하늘이 다시 사라질 것만 같아서 나는 최대한 창가에서 머뭇거렸다. 마이크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올림픽 등산용품점’ 은 도시 북쪽 외곽에 있었다. 나도 그 가게를 본 적은 있지만, 야외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물건을 살 일이 없으니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었다. 주차장에는 이미 마이크의 승합차와 타일러의 센트라가 서 있었다. 그 옆에 트럭을 주차시키면서 보니. 승합차 앞에 여러 명이 서 있었다. 나와도 수업을 같이 듣는 남학생 두 명과 함께 있는 에릭이 보였다. 확실치 않지만 그들의 이름은 벤과 코너였던 것 같다. 앤젤라와 로렌을 데려온 제시카도 있었다. 그 옆엔 여학생이 세 명 더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은 금요일 제육시간에 내가 부딪혀 넘어진 아이였다. 내가 트럭에서 내리자 그 아이가 나를 홀겨보더니 로렌에게 뭔가 속삭였다. 로렌은 옥수수 수염 같은 머리채를 혼들며 빈정거리듯 나를 노려보았다. 결국 나에겐 뻔한 하루가 될 듯했다. 그래도 마이크는 나를 반겨주었다. 

“왔구내 내가 오늘은 맑을 거라고 했지?“ 

 마이크가 기며하며 외쳤다 

“내가 온다고 했짆아.• 

“리하고 사만다만 오면 돼. 혹시... 네가 다른 사람을 초대하지 않았다면 말이야.”

“안했어”

 나는 거짓말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며 가볍게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적이라도 일어나 에드워드가 나타나기를 빌고 있었다. 마이크는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내 차 타고 갈래? 그거 빼곤 리의 엄마가 빌려주신 미니밴밖에 없거든”

 마이크가 활짝 웃었다. 마이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참 쉬운 일이었다. 

“네가 조수석에 앉으면 되겠다.” 

 마이크의 말에 나는 속으로 낭패구나 싶었다. 마이크와 제시카를 동시에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제시카가 우리 둘을 노려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상황은 나에게 이롭게 전개됐다. 리가 친구를 둘이나 더 데려오는 바람에 갑자기 좌석을 있는 대로 다 써야 하게 되어서다 나는 제시카를 승합차 앞좌석 가운데에 태워. 마이크와 내 사이에 앉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는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적어도 제시카의 마음은 풀렸다. 포크스에서 라푸시까지는 25킬로미터밖에 되지 않았지만. 도로 양 옆으로는 울창한 숲이 우거졌고. 뱀처럼 숲을 가로지르는 넓은 퀼러유트 강의 굽은 물줄기도 두 번이나 만났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은 게 기뻤다. 마이크의 승합차는 아홉 명이 끼어 타자니 밀실공포증이 느껴질 것만 같았으므로 창문을 모두 내리고 달렸다. 나는 최대한 햇볕을 쪼이려고 애썼다. 여름마다 포크스에 와서 찰리와 지내는 동안 라푸시 근처의 해변에는 많이 와 봤기 때문에. 길이가 1.5킬로미터쯤 되는 퍼스트 해변은 낮이 익었다 다시 봐도 경치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햇빛 아래서도 바다는 진한 잿빛이었고. 넘실거리는 하안 파도가 회색 바위 해안으로 밀려왔다. 거무스름한 쇳물 같은 바다 위로 솟아난 섬들은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이었고. 섬 꼭대기에는 앙상하고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 숲이 왕관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모래사장은 파도가 밀려드는 맨 가장자리 해변에만 조금 형성됐을 뿐, 해변엔 주로 평평하고 거대한 바위들이 들쑥날쑥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멀리서 보면 하나같이 칙칙한 회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적갈색부터 청록색, 연보라의 청회색. 칙칙한 금색까지 색깔이 아주 다양했다. 뿌리째 뽑혀 폭풍에 밀려온 거대한 나무들은 소금물에 새하얗게 탈색되어 숲 가장자리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거나, 파도가 닿지 않는 곳에 덩그러니 홀로 놓여 있거나 했다. 파도를 타고 서늘하고 짠내 나는 바람이 상쾌하게 불어왔다. 넘실거리는 물결 위엔 펠리컨들이 등등 떠 있고 하늘엔 갈매기 때와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다녔다. 구름은 언제라도 자리를 침범할 듯 여전히 하늘 구석에서 둥실 떠다니고 있었지만. 지금은 파란 하늘에 뜬 태양이 용감하게 환한 빛을 뿜고 있었다. 우리는 해변으로 내려갔고. 마이크는 누군가가 떠밀려온 나무를 이용해 둥글게 자리를 마련해 놓은 곳으로 일행을 이끌었다. 우리처럼 해변에서 파티를 즐긴 사람들이 남긴 혼적이 분명했다. 가운데는 검은 재가 그득한 모닥불 자리도 남아 있었다 이름이 번이었던 것 같은 남지아이가 에릭과 함께 숲 가장자리에 쓰러져 있는 마른 나뭇더미에서 가지를 꺾어왔고. 이내 오래된 재 위에 원뿔형으로 나뭇가지를 쌓아 올렸다. “바다에 떠밀려 온 나무로 모닥불 피워본 적 있어?” 마이크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회백색 벤치에 앉아 있었고. 내 양옆엔 다른 여자에들이 둘러서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마이크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라이터로 작은 가지에 불을 붙였다. 

“아니.” 그가 불붙은 가지를 조심스럽게 쌓아놓은 나무에 올려놓는 걸 보며 내가 대답했다. 

“그럼 신기한걸 보게 될 거야. 색깔을 잘 봐.” 마이크는 작은 나뭇가지 또 하니에 불을 붙여 다시 내려놓았다. 불꽃이 빠르게 마른 나무를 삼키기 시작했다. 

“파란색이네.“ 내가 놀라 말했다. 

“소금 때문에 그래. 예쁘지?” 

그는 불쏘시개를 하나 더 만들어 아직 불이 붙지 않은 나무 위에 놓고는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다행히 그의 다른 쪽 옆에는 제시카가 앉았다. 제시가는 마이크를 몸을 들고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이상한 파란 불꽃과 초록 불꽃이 하늘로 탁탁 튀는 모습을 구경했다. 삼십 분쯤 수다를 떨고 나자 남자애들이 파도가 만들어 놓은 바위 웅덩이 근처로 산책을 가자고 제안했다.나에겐 딜레마였다. 한편으로 나는 바위 웅덩이를 좋아했다. 어렸을 때부터 바닷가 바위들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포크스에 와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바위 해변 산책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내가 고대했던 일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나는 바위 웅덩이에 잘 빠지기도 했다. 아빠랑 함께 있는 일곱 살짜리라면야 웅덩이에 빠지는 게 뭐 대수겠는가. 그 생각을 하니 바다에 빠지지 말라던 에드워드의 당부가 생각났다. 로렌이 내 대신 결정을 내려주었다. 그 앤 바윗길 산책에 적당하지 않은 신발을 신고 있어서 걷고 싶어하지 않았다. 앤젤라와 제시카를 제외하곤 다른 여자애들도 모두 해변에 남기로 했다. 나는 타일러와 에릭이 여자애들과 함께 남겠다고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용히 일어나 산책하려는 무리에 끼었다. 나도 같이 가기로 한 걸 본 마이크가 환하게 웃어주었다. 


 숲에 가려져 잠시나마 하늘을 볼 수 없는 건 싫었지만,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숲속에서 느끼지는 초록빛은 십대들의 웃음소리와 이상스레 겉돌았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농담과 어울리기엔 너무 음침하고 으스스했다. 발밑으로 솟은 나무뿌리와 머리 위를 가로지른 나뭇가지를 피해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느라 나는 이내 뒤처졌다. 마침내 답답한 

에메랄드빛 숲이 사라지고 바위 해변이 다시 나타났다. 파도는 세지 않았지만. 바다로 연결된 강 하구가 우리 뒤쪽으로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자갈과 바위로 뒤덮인 천연 방파제를 따라, 완전히 물이 빠지지 않은 얕은 웅덩이마다 생명의 신비가 기득했다. 나는 크고 작은 바닷물 웅덩이를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다른 아이들은 겁 없이 바위 위를 뛰어다니며 바위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앉기도 했다. 가장 큰 웅덩이 옆에 제법 평평해 보이는 바위를 찾아낸 나는 거기에 조심스럽게 앉아 눈앞에서 펼쳐지는 천연 수족관의 

아름다움에 심취했다. 꽃다발처럼 색깔이 선명하고 예쁜 말미잘이 눈에 보이지 않는 조류를 따라 하늘거렸고. 바위 가장자리에는 굴 껍데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으며, 바닥에서 기어다니는 게와 바위에 붙어 꼼짝도 하지 않는 불가사리도 들여다보였다. 하안 줄무늬가 들어간 검정색 뱀장어 새끼 한 마리가 선명한 초록색 해초 사이로 헤엄을 치며, 밀물 때가 되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 지금쯤 에드워드는 무얼하고 있을지. 여기에 같이 왔다면 어떤 이야기를 했을지 잠깐 상상해 본 것을 빼면. 나는 완전히 바다의 신비에 몰두했다. 얼마 후 남자애들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나는 뻣뻣해진 몸을 일으켜 그들의 뒤를 따랐다. 다시 숲을 지날 때에는 최대한 빨리 따라가려고 애를 썼더니 아니나 다를까 몇 번이나 넘어졌다. 손바닥이 조금 벗겨지고 청바지 무릎에 초록 이끼가 묻었지만. 그만하니 다행이었다.  

 퍼스트 해변으로 돌아가니, 우리가 남기두고 떠났던 일행의 수가 배로 많아져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새로 합류한 일행은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온 십대들로. 모두 반짝이는 검은 직모에 피부는 구맂빛이없다. 벌써 다들 점심을 나눠 먹고 있었으므로 남자에들은 황급히 다가가 서 몫을 집어들었고, 에릭은 모닥불가로 하나하나 합류하는 우리를 일행에게 소개했다. 가장 늦게 도착한 앤젤라와 나를 소개하자. 모닥불 주변 바위에 앉아 있던 가장 어려 보이는 남자애가 홍미롭다는 듯 홀긋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앤젤라 옆에 앉았고. 마이크가 우리에게 센드위치와 캔 음료를 여러 종류 가져와 고르라고 했다. 그 사이 상대 쪽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같이 온 일행 일곱 명의 이름을 소개했다. 내가 기억하는건 그쪽 여자애들 중에도 제시카라는 이름이 있고. 나를 알아본 남자에 이름이 제이콥이라는 것뿐이었다.

 앤젤라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앤젤라는 언제나 같이 있는 사람을 편안하게 배려하는 편이었고. 침묵이 이어질 때마다 억지로 수다를 이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가 방해받지 않고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포크스에서 물 흐르듯, 때로는 별 기억 없이 흘려보낸 시간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선명하게 각인된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 물론 매 순간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내 뇌리에 깊이 새겨진 때도 있었다. 나는 그 차이가 왜 생겨났는지 잘 알고 있었으므로, 그게 걱정스러웠다. 점심을 먹는 동안 구름이 많아지기 시작해 파란 하늘을 점령하더니, 시시각각 해를 막아셨다. 해변에는 기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파도는 더욱 검은 빛을 띠었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둘 셋씩 어울려 제각기 흩어졌다 일부는 물거품이 부서지는 바위를 껑충껑충 뛰어다닐 생각인지 파도 쪽으로 걸어갔다. 마이크는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제시카를 데리고 마을에 있는 토산품 가게로 향했다. 보호구역 아이들 몇 명도 함께 따라갔다. 다른 아이들은 산책을 떠났다. 모두들 흩어지고 나자. 누군가 가져온 CD 플레이어 옆에서 음악을 함께 듣고 있는 로렌과 타일러 말고는 원래 일행 중 나 혼자만 모닥불가에 앉아 있었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온 십대들도 제이콥이아는 아이와 대표처럼 굴던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남자애를 포함해 달랑 셋만 님아 있었다.

 앤젤라가 아이들과 산책하러 떠나고 몇 분씀 지나자, 제이콥이 어슬렁 거리며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그는 열넷이나 열다섯 살쯤 되어 보였고. 길고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고무줄로 질끈 묶은 모습이었다. 실크처럼 매끄러운 그의 구릿빛 피부는 아름다웠다. 두드러진 광대며 위로 깊이 자리한 검은 눈동자도 인상적이었다. 얼굴에는 아직 아이다운 불찰이 불어 귀여운 느낌을 풍겼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잘생긴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의 외모에 대한 나의 긍정적인 느낌은 그의 입에서 나은 첫마디에 산산이 부

“이사벨라 스완 맞지?” 

 전학 온 첫날로 다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벨리야.” 내가 한숨을 쉬었다. 

“난 제이콥 블랙이야. 네가 산 트럭이 바로 우리 아빠 차였어 .” 

 그가 다정하게 한 손을 내밀었다. 

“아. 빌리 아저씨 아들이로구나. 어쩌면 기억이 날 것도 같은데.” 

 나는 안심하며 그의 매끄러운 손을 맞잡았다. 

“아닐걸. 내가 막내거든. 아마 우리 누나들은 생각나겠다.” 

“아. 레이첼하고 레베카!“ 

 갑자기 이름이 떠올랐다 내가 포크스에 와서 지내는 동안 찰리와 빌리는 우리를 자주 어울리게 했고. 어른들이 낚시를 하는 사이 아이들끼리 놀도록 배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들 수줍음이 많아 별로 친해지지 못했다. 그리고 열한 살 무렵 그런 낚시여행에는 절대 따라가지 않겠다고 짜증을 부려 그 뒤로는 따라다니지 않게 되었다.

“누나들도 여기 같이 왔니?” 

 지금 그들을 만나면 알아볼 수 있을지 궁금해 하며 나는 바닷가에 내려간 여자애들을 살폈다. 제이콥이 고개를 흔들었다. 

“레이첼 누나는 장학금을 받고 위성턴주립대에 갔고, 레베카 누나는 사모아 출신 서핑 선수랑 결혼해서 지금 하와이에 실아.” 

“우와. 벌써 결혼을 했구나.”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쌍둥이였던 두 자매는 나보다 겨우 한두 살밖에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 트럭은 마음에 들어?” 

“마음에 쏙 들어. 아주 잘 달리고 있지.” 

“그래도 엄청 느리잖아.” 

 제이콥이 키득키득 웃었다 

“찰리 아저씨가 그 차를 사기로 했을 때 내가 얼마나 안심했는데. 멀쩡하게 잘 굴러가는 차가 집에 있는데 또 다른 차를 조립하는 걸 아버지가 허락할 리 없거든.” 

“그렇게 느리진 않아!' 

 내가 반박뵜다. 

“시속90킬로미터 이상 달려 봤어?”

“아니”

“잘했어. 안 해보는 게 좋아.”

 제이콥이 씩 웃었다. 나 역시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사고 나도 안전할 것 같더라.”

 내가 내 트럭을 감싸느라 이렇게 말했다.

“그 괴물은 아마 탱크랑 부딪쳐도 멀쩡할걸.”

 제이콥이 또 한번 유쾌하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네가 직접 자동차를 조립한다고?”

“시간 여유도 좀 있고 부품들도 있을 때나 그렇지. 혹시 1986년형 폭스바겐 래빗 자동차의 엔진용 실린더를 구할 만한 데 알아?”

 그가 농담하듯 물었다. 제이콥의 목소리는 듣기 좋은 허스키였다.

“미안하지만 최근엔 본 적이 없어. 아무튼 앞으로 눈여겨봐둘게.”

 나는 자동차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대꾸했다. 제이콥은 이야기하기 편한 상대였다. 제이콥이 환하게 웃으며 나를 감상하듯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도 이제는 남자애들의 그런 시선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걸 눈치 챈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제이콥, 너 벨라랑 아는 사이였니?”

 로렌이 모닥불 건너편에서 몹시 오만한 말투로 물었다.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서로 알고 지낸 사이야.”

 제이콥이 또 한번 나에게 웃어 보인 뒤 큰 소리로 유쾌하게 웃어댔다.

“어머, 좋겠네”

 전혀 좋은 것 같지 않은 말투로 대꾸한 뒤 로렌이 뭔가를 더 캐물을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벨라”

 로렌이 내 얼굴을 조심스레 살피며 다시 입을 열었다.

“방금 타일러랑 컬렌 집안 아이들은 오늘 아무도 여기 못 와서 참 안됐다는 얘기를 하고 있었어. 아무도 걔네를 초대할 생각은 안 했나 보네?”

 로렌의 표정에서 안타까움은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칼라일 컬렌 박사님 댁 아이들 말인가?”

 내가 대꾸하기도 전에 가장 키가 크고 나이도 많은 남자애가 되묻자, 로렌이 발칵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청소년이라기보다 어른에 가까웠고 목소리도 아주 굵었다.

“응, 그 사람들 알아?”

 로렌이 그에게 반쯤 몸을 틀며 생색내듯 대꾸했다.

“컬렌 집안 사람들은 여기 오지 않아.”

 그는 로렌의 질문을 무시한 채, 더 말할 것도 없다는 듯한 말투로 단언했다. 타일러는 로렌의 관심을 다시 끌려는 생각인지 그녀가 들고 있는 CD가 어떤지 물었고, 로렌은 곧 우리 대화에서 빠졌다. 깜짝 놀란 나는 굵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봤지만, 그는 시선을 피해 우리 뒤쪽에 있는 어두운 숲을 바라보았다. 그는 컬렌 집안 사람들이 여기 오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지만, 그의 말투는 뭔가 그 이상의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들은 이곳에 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듯했다. 그의 태도는 이상하게도 내 뇌리에 각인되었고, 무시하려 해도 자꾸만 떠올랐다.


 무서운이야기 중의 일부의 내용만 올려드렸습니다. 트와일라잇의 내용은 잘 구성되어 있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각 이종족들의 이야기와 그 가운데 사람과 마음,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를 아주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작가의 심플하면서도 유려한 표현이 그 내용을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감정이입이 잘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뛰어난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뱀파이어라는 매력적인 종족 특성을 아주 잘 살린 작품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시작부터 책을 놓는 순간까지 저는 뱀파이어라는 종족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고, 아주 흥미로웠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얼른 다음책으로 넘어가야겠습니다. 매력적인 뱀파이어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은 저와 함께 트와일라잇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 이야기에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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